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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영곤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도심에 홀로 서 있었어요. 지평선 너머 아득히 먼 곳으로 작은 별 하나가 떨어지는 게 보였죠. 하얀 점 정도로 보였기에 저는 그것이 작은 별이거나 만약 그렇지 않은 큰 별이라면 아주 먼 곳에서 떨어지고 있는 것일거라 추측했어요....
2014년 7월 4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어떤 무협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되었어요. 우연히 제 손에 들어오게된 폭 1미터 가량의 붉은 색의 낡은 두루마리 양피지. 그것을 바닥에다 넓고 길게 펼쳐보자, 어떤 무술의 구분 동작같은 것이 금으로 그려져 있었어요. 마치 클림트의...
2014년 5월 14일
대사 연습
여 : 우리... 사귀고 있는 건가요? 남 : (꼭 잡고 있던 여자의 손을 천천히 놓는다.) 여 : 날 사랑하긴 하나요? 남 : (대답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여 : (핑 도는 눈물을 애써 참아보며 괜찮은 듯) 좋아요. 그럼 쉬운...
2014년 1월 13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99,000원의 검은 색 레자가 씌워진 1인용 쇼파를 구매하고선 그것이 대단히 멋지거나 필요한 물건은 아니었음에도 제 코란도 뒷칸에 항상 실어두고 다니길 좋아했어요. 어느 늦은 밤, 공원에 차를 세워두고 쇼파를 꺼내 그 위에...
2013년 11월 21일
대사 연습
남 : 가끔씩이라도 댓글을 달던 여자들이 어느순간 '좋아요'만 맨날 눌러요. 귀찮아진거죠. 여 : 맨날 좋아요만 누른다고요? 남 : 네. 여 : 댓글은? 남 : 음...한 이삼일에 한 번? 여 : 좋아요는 맨날? 남 : 네. 어떨땐 글...
2013년 10월 6일
대사 연습
여 : 우린 이제 어떻게 되는거죠? 남 : 글쎄요. 조용한데서 술이나 한잔 더 하죠. 여 : 아뇨. 우리 관계말이예요. 남 : 음...어쩔 수 없죠, 뭐." 여 : 어쩔 수 없다뇨? 끝이란 건가요?" 남 : 아뇨아뇨. 그 말이 아니라... 여 :...
2013년 9월 27일
대사 연습
친 : 야! 그만 좀 외로워하고, 좀 쉽게 만나보고 편하게 사겨보면 안돼? 남 : 편하게? 쉽게? 친 : 그래. 뭐가 그리 복잡하냐? 남 : 너 좋아하는 음식이 제일 맛없을 때가 언제야? 친 : 질렸을 때겠지. 남 : 아니. 배가 엄청 불러...
2013년 9월 13일
대사 연습
남 : 아! 아악!!" 친 : 왜 그래? 갑자기 소릴 지르고. 남 : 내 짝이 들으라고. 친 : 미친.. 남 : 그거 알아? 매미는 숫컷만 운대. 그래서 우리가 들었던 모든 종류의 매미 소리는, 사람으로 따지면 남자들의 구애이자, 절규, 또...
2013년 8월 16일
대사 연습
여 : 나이가 들수록 하루가 점점 짧아지는것 같아. 참 신기해. 시간이란건 늘 같은 속도로 흘러가는데 말야. 남 : 그런 생각해본적 있어? 처음엔 그냥 같은 속도로 걷는거야. 그러다 걸음이 익숙해지면 문득 시계를 보는거지. 초침의 속도를 잘...
2013년 7월 3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할머니와 함께 경상도의 외진 산자락에 위치한 시골집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그 집에 살고 있는 주인 노파를 만나기 위해서였죠. 노파의 집 바로 옆에 큰 건물 하나가 들어서는데, 그 소음을 견디다 못한 주인 노파의 항의 전화가...
2013년 1월 13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갈색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사는 가난한 마을을 떠돌고 있었어요. 왠지 즐거운 기분은 아니었죠. 그것은 자유로운 여행의 느낌과는 사뭇 다른, 알 수 없는 목적이 자꾸만 저를 이끄는 그런 다소 무거운 마음의 방랑같았어요. 누군지 모를...
2012년 12월 17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외진 산중에 크게 터를 잡은 명상원에 머무는 명망이 높은 수행자였어요. 그곳엔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수십, 많게는 수백명도 더 될만큼 많았고 각자 자리를 잡아 가부좌를 틀거나 서있거나 어떤 이는 누워서 잠을 자듯 명상하기도...
2010년 10월 3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함께 영화를 준비중인 여자 동료 두 명과 함께 '파라다이스'라는 이름의 커다란 호텔에 방을 잡고 휴양중이었어요. 우린 낮에는 호텔 앞 수영장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고, 밤에는 호텔 지하의 나이트클럽에서 광란의 밤을 보냈죠....
2010년 6월 25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시외버스를 타고 목적지 없는 어디론가 떠나는 중이었어요. 전 맨 뒷자리에 앉아 창 너머의 시골 풍경에 도취되어있었죠. 한참 달리던 버스가 어느 정류장에 정차했을때, 주황색 승복을 입은 세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버스에 올라타 제 옆에...
2010년 3월 16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편한 차림으로 동네를 산책하고 있었어요. 제 옆엔 머리가 큰 친구도 함께 있었죠. 제가 기억하는 어릴 적 동네, 회색 콘크리트 벽돌로 만들어진 2,3층 정도의 높이가 고만고만한 건물들이 즐비해 있는 그런 동네였어요. 각각의...
2009년 11월 18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화가들이 많이 사는 시골 마을에 혼자 살고 있었어요. 마을 옆에는 크고 깊은 강이 흘렀고, 경사가 낮은 넓은 초원 위로 작은 집들이 촘촘히 들어선 평온한 마을이었죠. 어느날 강가 옆 작은 길 모퉁이를 지나는데 어느 할아버지가 제게...
2009년 11월 15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친구들과 함께 참나무 냄새가 물씬 풍기는 허름한 술집에 앉아있었어요. 즐거운 친구들과 달리 전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앉아서는 술만 축내고 있었는데 한 친구녀석이 동거중인 제 여자친구의 안부를 물어오자 전 그저 잘 있노라 얘기하고선...
2009년 7월 15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한 나라의 젊은 왕이었어요. 머리가 길었고 출중한 인물에 덩치도 꽤 좋았어요. 어느 날 큰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돌아와 왕실로 걸어가는 길이었어요. 제 뒤를 따르던 십여명의 높은 신하들은 그간의 정세 따위를 보고하느라 여념이...
2009년 2월 26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큰아버지로부터 중국여행 이야기를 전해듣고 있었어요. 무용담처럼 진행된 이야기를 다 전해들은 전 약간의 설렘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오는 길에 실제론 존재하지 않는, 곤색의 작업용 점퍼를 걸친 아주 절친한 아저씨를 만났는데, 전...
2009년 2월 7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술이나 약 따위에 취했거나 그게 아니면 아예 정신이 나가있는 상태였어요. 그곳은 얇은 투명막같은 기억 속에서 근근히 살아숨쉬던 외할아버지댁의 모습이었죠. 그곳에서의 사람들은 잔치라도 하듯 마당에 둘러앉아 웃고 떠들며 즐거워하고...
2008년 12월 18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황량한 사막에 홀로 서 있었어요. 모래 바람이 잔잔히 불어왔지만 호흡은 나름대로 편안했죠. 전 가만히 선 채로 지평선 끝을 바라보았습니다. 먼 곳에서 출발한 작은 점은, 터번을 두른 구릿빛 피부의 깡마른 소녀였어요. 소녀는...
2008년 4월 2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보라색의 하늘과 진회색의 먹구름이 가득한 곳에 서 있었어요. 사람들은 분주하게 신에게 바칠 산 짐승의 목을 칼로 베고 있었죠. 너무 끔찍해서 전 그곳을 피해 다른 곳을 찾아해맸지만 그럴수록 더 잔인한 풍경들이 눈 앞에...
2008년 1월 30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시골 농가에 사는 아주 작은 소년이었는데 언제나 넝마처럼 다 헤진 옷을 입고 다녔으며 얼굴은 늘 흙투성이였죠. 그곳은 독특하게도 마을 사람들이 가진 경작지마다 그 땅 속에 한두평 정도의 작은 창고같은 방들이 있었는데 저는 매일...
2006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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