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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영곤
"곧장 앞으로 나아가도 그리 멀리 가진 못해." 영원한 이별은 불가능하다는 가설의 증명.
'곧장 앞으로 나아가도 그리 멀리 가진 못해.' 양을 묶어둘 고삐와 말뚝을 그려주겠다고하니 어린 왕자가 그것 참 웃긴 생각이라며 한참동안 키득거리더니 이윽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전 책을 덮고서는 잠시동안 달아나는 양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어느...
2015년 10월 27일
터널
언젠가 꾸었던 꿈을 이곳에다 기록한다. 터널 소년은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선 고개 돌려 작은 마을을 한 번 더 내려다 보았다. '아니야. 가야 돼. 그래. 가야 돼.' 소년은 시선을 몸의 방향으로 힘겹게 바로 돌린 뒤 걸음을 재촉했다. 그는...
2015년 10월 23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어느 아파트 입구를 지나고 있었죠. 꽃을 파는 노인들. 꽃다발은 만육천원. 고작 몇 송이의 예쁜 꽃들. "꽃 사세요. 꽃 사세요." "너무 비싸요." "비싸지 않아요. 좋은 곳에 쓰인답니다." "그래도 칠만육천원은 너무...
2015년 2월 4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두려움에 숨어다녔죠. 사람들이 만들어낸 가짜 괴물. 제게 주어진 어떤 훈련의 과정. '구해줘.' 날아야 해 날아야 해. 뭔가 불편해. 내 뜻대로 되질 않아. 그때 생각했죠. 의지를 가져봐. 비록 꿈일지라도... 한결...
2015년 2월 1일
그래. 목적지는 이미 정해진거야.
그래. 목적지는 이미 정해진거야. 단지 아직 네가 그걸 못볼 뿐이고, 지금 잠시 다른 세계에 속해있을 뿐인거야. 그리고 넌 곧 이 세계를 관통하게 될거야.
2014년 11월 2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암흑밖에 없는 무중력의 공간을 떠 있었어요. 제 발 아래는 마치 물감처럼 파랗고 하얀 색들이 뒤섞여 움직이는 둥근 것이 보였는데, 바로 지구였죠. 원의 Y축의 양쪽 끝점들에서 서서히 녹아내리는 하얀 빙하들은 이따금 굉음을 내며...
2014년 9월 22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도심에 홀로 서 있었어요. 지평선 너머 아득히 먼 곳으로 작은 별 하나가 떨어지는 게 보였죠. 하얀 점 정도로 보였기에 저는 그것이 작은 별이거나 만약 그렇지 않은 큰 별이라면 아주 먼 곳에서 떨어지고 있는 것일거라 추측했어요....
2014년 7월 4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어떤 무협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되었어요. 우연히 제 손에 들어오게된 폭 1미터 가량의 붉은 색의 낡은 두루마리 양피지. 그것을 바닥에다 넓고 길게 펼쳐보자, 어떤 무술의 구분 동작같은 것이 금으로 그려져 있었어요. 마치 클림트의...
2014년 5월 14일
대사 연습
여 : 우리... 사귀고 있는 건가요? 남 : (꼭 잡고 있던 여자의 손을 천천히 놓는다.) 여 : 날 사랑하긴 하나요? 남 : (대답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여 : (핑 도는 눈물을 애써 참아보며 괜찮은 듯) 좋아요. 그럼 쉬운...
2014년 1월 13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99,000원의 검은 색 레자가 씌워진 1인용 쇼파를 구매하고선 그것이 대단히 멋지거나 필요한 물건은 아니었음에도 제 코란도 뒷칸에 항상 실어두고 다니길 좋아했어요. 어느 늦은 밤, 공원에 차를 세워두고 쇼파를 꺼내 그 위에...
2013년 11월 21일
대사 연습
남 : 가끔씩이라도 댓글을 달던 여자들이 어느순간 '좋아요'만 맨날 눌러요. 귀찮아진거죠. 여 : 맨날 좋아요만 누른다고요? 남 : 네. 여 : 댓글은? 남 : 음...한 이삼일에 한 번? 여 : 좋아요는 맨날? 남 : 네. 어떨땐 글...
2013년 10월 6일
대사 연습
여 : 우린 이제 어떻게 되는거죠? 남 : 글쎄요. 조용한데서 술이나 한잔 더 하죠. 여 : 아뇨. 우리 관계말이예요. 남 : 음...어쩔 수 없죠, 뭐." 여 : 어쩔 수 없다뇨? 끝이란 건가요?" 남 : 아뇨아뇨. 그 말이 아니라... 여 :...
2013년 9월 27일
대사 연습
친 : 야! 그만 좀 외로워하고, 좀 쉽게 만나보고 편하게 사겨보면 안돼? 남 : 편하게? 쉽게? 친 : 그래. 뭐가 그리 복잡하냐? 남 : 너 좋아하는 음식이 제일 맛없을 때가 언제야? 친 : 질렸을 때겠지. 남 : 아니. 배가 엄청 불러...
2013년 9월 13일
대사 연습
남 : 아! 아악!!" 친 : 왜 그래? 갑자기 소릴 지르고. 남 : 내 짝이 들으라고. 친 : 미친.. 남 : 그거 알아? 매미는 숫컷만 운대. 그래서 우리가 들었던 모든 종류의 매미 소리는, 사람으로 따지면 남자들의 구애이자, 절규, 또...
2013년 8월 16일
대사 연습
여 : 나이가 들수록 하루가 점점 짧아지는것 같아. 참 신기해. 시간이란건 늘 같은 속도로 흘러가는데 말야. 남 : 그런 생각해본적 있어? 처음엔 그냥 같은 속도로 걷는거야. 그러다 걸음이 익숙해지면 문득 시계를 보는거지. 초침의 속도를 잘...
2013년 7월 3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할머니와 함께 경상도의 외진 산자락에 위치한 시골집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그 집에 살고 있는 주인 노파를 만나기 위해서였죠. 노파의 집 바로 옆에 큰 건물 하나가 들어서는데, 그 소음을 견디다 못한 주인 노파의 항의 전화가...
2013년 1월 13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갈색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사는 가난한 마을을 떠돌고 있었어요. 왠지 즐거운 기분은 아니었죠. 그것은 자유로운 여행의 느낌과는 사뭇 다른, 알 수 없는 목적이 자꾸만 저를 이끄는 그런 다소 무거운 마음의 방랑같았어요. 누군지 모를...
2012년 12월 17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외진 산중에 크게 터를 잡은 명상원에 머무는 명망이 높은 수행자였어요. 그곳엔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수십, 많게는 수백명도 더 될만큼 많았고 각자 자리를 잡아 가부좌를 틀거나 서있거나 어떤 이는 누워서 잠을 자듯 명상하기도...
2010년 10월 3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함께 영화를 준비중인 여자 동료 두 명과 함께 '파라다이스'라는 이름의 커다란 호텔에 방을 잡고 휴양중이었어요. 우린 낮에는 호텔 앞 수영장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고, 밤에는 호텔 지하의 나이트클럽에서 광란의 밤을 보냈죠....
2010년 6월 25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시외버스를 타고 목적지 없는 어디론가 떠나는 중이었어요. 전 맨 뒷자리에 앉아 창 너머의 시골 풍경에 도취되어있었죠. 한참 달리던 버스가 어느 정류장에 정차했을때, 주황색 승복을 입은 세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버스에 올라타 제 옆에...
2010년 3월 16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편한 차림으로 동네를 산책하고 있었어요. 제 옆엔 머리가 큰 친구도 함께 있었죠. 제가 기억하는 어릴 적 동네, 회색 콘크리트 벽돌로 만들어진 2,3층 정도의 높이가 고만고만한 건물들이 즐비해 있는 그런 동네였어요. 각각의...
2009년 11월 18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화가들이 많이 사는 시골 마을에 혼자 살고 있었어요. 마을 옆에는 크고 깊은 강이 흘렀고, 경사가 낮은 넓은 초원 위로 작은 집들이 촘촘히 들어선 평온한 마을이었죠. 어느날 강가 옆 작은 길 모퉁이를 지나는데 어느 할아버지가 제게...
2009년 11월 15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친구들과 함께 참나무 냄새가 물씬 풍기는 허름한 술집에 앉아있었어요. 즐거운 친구들과 달리 전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앉아서는 술만 축내고 있었는데 한 친구녀석이 동거중인 제 여자친구의 안부를 물어오자 전 그저 잘 있노라 얘기하고선...
2009년 7월 15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한 나라의 젊은 왕이었어요. 머리가 길었고 출중한 인물에 덩치도 꽤 좋았어요. 어느 날 큰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돌아와 왕실로 걸어가는 길이었어요. 제 뒤를 따르던 십여명의 높은 신하들은 그간의 정세 따위를 보고하느라 여념이...
2009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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