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 전
- YoungKon Joo
- 2015년 2월 1일
- 1분 분량
그곳에서 전 두려움에 숨어다녔죠. 사람들이 만들어낸 가짜 괴물. 제게 주어진 어떤 훈련의 과정. '구해줘.'
날아야 해 날아야 해. 뭔가 불편해. 내 뜻대로 되질 않아. 그때 생각했죠. 의지를 가져봐. 비록 꿈일지라도...
한결 나아졌어요. 완벽하진 않았죠. 조금 더 해보자. 더. 더. 더. 조금씩 날아올랐죠. 더. 더. 더. 어느 순간 아주 높이 솟아올랐어요. 지구가 내려다보이더군요. 다시 내려가자.
밤바다. 아주 거친 파도. 하늘도 바다도 모두 완전한 암흑. 파도를 가르며 날았죠. 어머니 목소리가 들렸어요. 아들아. 어디로 가니? 친구를 만나러 프랑스로 가요. 어머니.
어느 순간 아침이 찾아왔어요. 하늘은 온통 하얗고 바다는 온통 무지개. 황홀한 무지개 빛의 바다. 완벽하게 일정함을 유지하는 파도. 바로 그 위를 날고 있는 거예요. 아....
아......... 이거였군요. 어머니. 무엇이 실제인가요? 이곳은 꿈이 아니었던가요?
너무나 아름다운 낯선 풍경 속을 헤맸죠. 외가댁 사람들. 처음 본 분홍색 가운을 입은 여자. 막내 이모래요. 시집 못 간 늙은 사촌 누나. 누굴 닮았더라. 기억이 안나요. 전 말했죠. 누나. 여자들은 참 예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께 절을 올렸죠. 돌아가신 할아버지께도.. 반가움보단 조금 경직된, 약간 슬픈 표정들. 그 때 받은 돈을 다시 조카들에게 나눠줬어요.
"쉿. 할아버지껜 비밀이야." 처음 보는 조카들.
어느 날 길에서 어머니께 말했죠. 분홍색 가운 입은 아주 예쁜 이모를 보았어요. 어머니가 우셨죠. 마치 슬픈 비밀이 탄로난 것처럼.
전 그제야 생각했죠. 어쩌면 그곳이 진실일지도. 아니. 그곳에서는 이곳. 그곳에서 난 어떤 코마 상태에 빠져 있었던거죠. 그리고 어쩌면 지금 내가 사는 이곳은 그 세계의 꿈속일지도.
어머니.
울지 말아요.
두렵지 않아요. 비밀을 풀어볼게요.
그리고 전 꿈에서 깨어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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