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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영곤
안부
수정을 하다가 문서를 쓰다가 기획을 했다가 수정을 하다가 연출을 했다가 촬영을 했다가 편집을 했다가 수정을 하다가 대본을 쓰다가 수정을 하다가 사진을 찍다가 보정을 했다가 수정을 하다가 기타를 쳤다가 수정을 했다가 기타를 쳤다가 노래를 했다가...
2022년 11월 16일
아닙니다
너는 시인이냐 아닙니다 너는 예술이냐 아닙니다 너는 과학이냐 아닙니다 너는 학자이냐 아닙니다 너는 작가이냐 아닙니다 너는 세계이냐 아닙니다 너는 이론이냐 아닙니다 너는 짐승이냐 아닙니다 너는 사람이냐 아닙니다 너는 교수이냐 아닙니다 너는 화가이냐...
2020년 10월 4일
한밤에때아닌서리내려
갈꼬디른바람만나 때아닌서리싸이려나 언땅위로햇살비치는가 언맘위에노오란꼬피려나
2020년 3월 23일
나무를 보지 말고
친구.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란 얘기가 아니라, 그 안에 흐르는 강물도 느끼고 그렇게 바다로 흘러감도 같이 느끼시게. 또한 그곳에 모여사는 모든 생명들의 목소리를 함께 들으며, 그 안에서 자네의 마음을 따라가시게. 그곳에 길이 있다네. 친구.
2020년 3월 4일
두루뭉술 거대 생명체
두루뭉술하면서도 거대한 생명체가 하나 있었고, 그 몸 속에서는 아주 작고 귀여운 생명체들이 하하호호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작은 생명체들은 그곳에서 오랜 시간 어여쁜 아이들을 낳으며 풍요롭게 잘 지내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날, 거대...
2020년 3월 1일
생각 바이러스 항체 배양 임상시험 1차 : 자본주의
"반가워. 밥은 먹었니? 어쨌든. 알아서 잘 챙겨 먹고. 이 시험을 지원하게 된 동기는?" "그냥. 내 생각이 내 생각 같지 않을 때가 있어서.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을 때도 있고.." "잘 왔어. 맞아. 누구나 그렇게 살고 있지."...
2020년 2월 27일
바보 다람쥐
'밥'이란 이름의 다람쥐가 있었는데, 그는 자기가 사는 마을의 시스템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떨 땐 그 스스로가 문제아인 것처럼 여겨져 밤새 잠 못 이루던 날도 있었다. 그가 사는 마을은 커다란 쳇바퀴 모양이었고 밖으로 나갈 수...
2020년 2월 22일
돈과 고양이
그대,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있으신지요. 필시 고양이란 존재는 달아나려는 녀석을 억지로 잡아오면 도망가기 마련이고, 제 스스로 오는 녀석을 거둬들여 잘 보살핀다면 새끼를 낳아 정착하려 합니다. 돈 역시 영물인지라 그것과도 꼭 같은 법이지요.
2020년 2월 18일
대사 연습
"우리 언제 볼까요?" "한가해지면 연락할게요." "바쁘다는 소리군요. 치..." "하하하하?" "메롱." "?" "히잉." "갑자기 왠 어리광?" "겨울이 끝나가잖아요. 그러면 난 갓난쟁이가 돼요. 지금쯤 고개 내밀기 시작한 사과나무의...
2020년 2월 14일
호수 위로 떨어진 물방울 하나 - EBS
탁한 호수가 있었다. 어느날 그 위로 투명한 물방울 하나가 떨어져 동심원으로 퍼져나갔다. 세상의 그 어느 것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호수가 아주 조금 투명해졌다는 사실을 오직 그 물방울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만약, 우리 모두가 하나의...
2020년 2월 11일
굶어죽기 딱 좋을 녀석, 죠니 애플시드.
"오늘 누군가가 그늘에 앉아 쉴 수 있는 이유는 오래 전에 누군가가 그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 워렌 버핏 미국의 서부 개척 시절, 그곳은 길조차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황량한 땅의 연속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땅을 차지하려 들거나 금광을...
2020년 2월 3일
가장 인기 없는 왕
옛날 어느 왕국에 가장 인기 없는 왕이 있었다. 그는 왕이 되자마자 가장 먼저 백 명의 사관을 임명했다. 그러고나서 왕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짐이 지금부터 하는 말과 행동들을 낱낱이 기록하라. 그리고 그것이 절대 내 눈에, 또 내 귀에...
2019년 10월 26일
10원
온통 붉은 행성이 있다. 대지엔 빠알간 흙먼지 밖에 없다. 강이나 바다는 당연히, 심지어 솟아오른 산도 하나 없이 그저 이곳엔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평지 만이 차분히 가라앉아 조용히 쉬고 있는 듯 하다. 이따금 강렬한 바람이 불어오면 이곳의...
2019년 10월 26일
Long Hair
꿈에서 나는 파리에 있었다. 그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짧은 영화를 보게 되었고, 나는 어떤 충격에 울면서 잠을 깼다. 그 이야기를 이곳에 기록한다. Long hair 아무것도 없는 휑한 공간, 마치 거대한 원통형의 세트처럼 천장은 높고 사방은...
2018년 5월 25일
그대는 나의 별이었다.
해가 지는 나라에 사는 어느 할아버지는 오늘도 천체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보며 알아듣지 못할만큼 작은 목소리로 자신이 가진 단어들을 조합해보며 희미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천체 관측은 그가 젊은 날 자식 하나 남겨주지 않은 아내를 병으로 잃고나서부터...
2016년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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