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연습
- YoungKon Joo
- 2020년 2월 14일
- 1분 분량
"우리 언제 볼까요?"
"한가해지면 연락할게요."
"바쁘다는 소리군요. 치..."
"하하하하?"
"메롱."
"?"
"히잉."
"갑자기 왠 어리광?"
"겨울이 끝나가잖아요. 그러면 난 갓난쟁이가 돼요. 지금쯤 고개 내밀기 시작한 사과나무의 새눈처럼."
"갑자기 동화를 쓰고 그래."
"난 계절처럼 살아요. 봄에는 아이, 가을엔 성인이 되었다가, 겨울 즈음엔 노인이 되는 거죠."
"그리고 다시 태어나는 거로군요. 지금처럼. 그럼, 우리는 내년 여름쯤 만나는 게 좋겠군요."
"하하하하하하. 내 정체를 너무 일찍 드러낸 건가요?"
"아이를 만나고 싶은 상태는 아니예요. 요샌 나도 기댈 곳이 필요해서요."
"아이의 배만큼 푹신한 쿠션은 없답니다."
"..."
"재미 없었군요."
"계절처럼 산다.. 그 느낌이 뭘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죠. 가만 보면, 사람들이 그 당연한 사실을 잊고 사는 것 같아요. 그러면 알 수 없는 고독이 찾아오죠. 마치 자연으로부터 소외된 것처럼..."
"어때요? 계절처럼 사는 느낌은."
"자연스럽겠죠? 있는 그대로 내버려둘 뿐이니까. 덥다고 짜증내지 않고, 춥다고 움츠러들지 않는 거죠. 더운대로, 또 추운대로, 당신이 보고 싶은 이대로."
"..."
"..."
"그럼 가을에는 내가 보기 싫어지겠군요."
"그럼 어때요. 한 계절만 더 기다리면 될 텐데..."
"...내일 봐요."
"꺄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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