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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영곤
시끄러운 시계
시끄러운 시계가 있었다. 2시가 가까워지자 1시가 말했다. "한 시간은 왜 이렇게 짧은걸까? 조금 있으면 나는 또 다시 열두시간을 기다려야 될 테지. 지겨워." 그러자 자신의 시간이 다가오는 들떠있던 2시가 말했다. "조용히 해! 이런...
2016년 7월 29일
가난한 시인에게
나는 너에게 비를 내린다. 니가 내게 준 비틀어진 마음만큼이나 나는 니 자리에다 이만큼의 눈물을 적신다. 나는 이만큼이나 울고 있다. 니가 내게 건내준 지하방의 이부자리에서, 나는 이토록이나 처절하게 너를 느껴본다. 나는 참으로 고통스럽다....
2016년 7월 27일
내 이름은 '후회'야.
둥글게 생긴 방 안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있었다. 한 사람은 계산기를 두드리며 끝없이 웃기만 했고, 나머지 한 사람은 얼굴을 부여잡은 채 계속해서 울기만 했다. 그러자 울음소리에 화가 난 계산기를 든 사람이 소리쳤다. "시끄러워! 너 때문에...
2016년 7월 25일
사람이 그리워요
사람이 그리워요. 나는 사람인데도, 사람이 그리워요. 결국 나는 사람이길 거부해 버렸거든요. 나는 짐승이 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짐승들이 나보다 나았어요. 그래서 나는 다시 사람이 그리워졌어요. 나는 사람들에게 물었어요. 당신은...
2016년 7월 18일
"곧장 앞으로 나아가도 그리 멀리 가진 못해." 영원한 이별은 불가능하다는 가설의 증명.
'곧장 앞으로 나아가도 그리 멀리 가진 못해.' 양을 묶어둘 고삐와 말뚝을 그려주겠다고하니 어린 왕자가 그것 참 웃긴 생각이라며 한참동안 키득거리더니 이윽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전 책을 덮고서는 잠시동안 달아나는 양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어느...
2015년 10월 27일
터널
언젠가 꾸었던 꿈을 이곳에다 기록한다. 터널 소년은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선 고개 돌려 작은 마을을 한 번 더 내려다 보았다. '아니야. 가야 돼. 그래. 가야 돼.' 소년은 시선을 몸의 방향으로 힘겹게 바로 돌린 뒤 걸음을 재촉했다. 그는...
2015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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