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바이러스 항체 배양 임상시험 1차 : 자본주의
- YoungKon Joo
- 2020년 2월 27일
- 2분 분량
"반가워. 밥은 먹었니?
어쨌든. 알아서 잘 챙겨 먹고.
이 시험을 지원하게 된 동기는?"
"그냥. 내 생각이 내 생각 같지 않을 때가 있어서.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을 때도 있고.."
"잘 왔어. 맞아. 누구나 그렇게 살고 있지."
"그러니까."
"우선 자본주의는 역사적으로 볼 때, 그 어떤 시스템보다도 큰 자유를 줬다는 건 동의해?
가령, 우리는 지금 천 원만 있어도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던 떡갈비를 맛볼 수가 있듯이. 인정?"
"음...어느 정도는?"
"오케이."
"좀 아플 수도 있을 거야. 머리가 지끈거릴 수도 있어. 괜츈?"
"괜츈~ 난 강하니께!"
"훗- 좋아. 그런 태도.
난 앞으로 네게 질문들을 던질 거야.
넌 그 질문들을 일종의 바이러스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거야."
"견디면... 항체가 생기는 건가?"
"그렇지!
견딘다기보다도, 그냥 네 생각을 말하면 돼. 가급적 남의 생각이 아닌, 네 생각.
정답은 없어. 네가 옳으면, 그게 네 세계에서는 정답인 거야.
단, 쉬워야 돼. 쉬워질 때까지 생각해야 돼.
간단명료한데도 대항할 수가 없을 때, 그게 진짜 항체니까.
훌륭한 항체들은 구조가 의외로 단순해. 그럼에도 바이러스가 진입조차 못한다는 걸 너도 안다면."
"그 정도는."
"참, 불필요하다 여겨지시는 질문은 언제든지 노코멘트하셔도 좋다는 거 잊지 마시고요.
그 또한 좋은 항체 마련의 훌륭한 동기니까."
"빨리 시작이나 하라고!"
"성질머리는.
좋아. 1차 테스트에 앞선 마지막 정리.
문항은 총 5가지.
넌 한 줄로 요약해서 대답하면 돼. 문장의 길이는 상관없고.
그리고 답안지는 네가 직접 채점하게 될 거야.
그렇게 그 대답이 네 생각에서 나온 게 맞다고 여겨지면,
그건 네 생각들을 건강하게 지키는 항체가 되는 거야."
"암 레디."
"좋습니다. 고객님.
첫 번째 바이러스가 생각으로 주입됩니다... 뚜뚜뚜뚜 슉-"
1.
돈은 무조건 좋은 것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돈만 있다면 무엇이든 가질 수가 있지요. 그건 사실입니다.
자, 당신은 돈이 얼마나 있으면 만족하시겠습니까?
[ ]
2.
슝- 당신은 미래로 왔습니다.
당신에겐 드디어 그 돈이 생겼습니다.
당신은 그 돈으로 어떤 것들을 가지시겠습니까?
만약 여행을 가고 싶다면, 항공권과 숙박권, 또 레스토랑 쿠폰을 가지면 되겠지요.
우주도 마찬가지. 여긴 미래니까요.
자. 그래서, 당신은 뭘 가지시겠습니까?
[ ]
3.
와~ 드디어 당신은 그 모든 걸 다 가졌군요.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아니, 그보다 먼저.
혹시... 더 가지고 싶으신 건 없나요? 솔직히 말해봐요. 상상은 자유니까.
(있다면 4번, 없으면 5번으로)
[ ]
4.
그것들을 모두 가지기 위해 당신은 지난 인생 동안 무얼 했습니까?
[ ]
5.
잊지 않으셨죠? 당신은 지금 미래에 와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신비한 거울이 하나 있죠. 이 거울을 통해서,
미래를 상상하고 있는 과거, 그러니까 현재의 당신이 보입니다.
당신은 그 젊은이에게 무슨 말을 해주시겠습니까?
[ ]
-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던 너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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