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죽기 딱 좋을 녀석, 죠니 애플시드.
- YoungKon Joo
- 2020년 2월 3일
- 1분 분량
"오늘 누군가가 그늘에 앉아 쉴 수 있는 이유는 오래 전에 누군가가 그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 워렌 버핏
미국의 서부 개척 시절, 그곳은 길조차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황량한 땅의 연속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땅을 차지하려 들거나 금광을 캐거나, 또는 그런 것들을 강탈하거나 지켜내기 위해 서로간에 살육을 벌이던 때였다.
사람들은 그 시절을 무법자의 시대라 불렀으며, 그 황량한 땅 위에는 오랜 시간 그 터를 지켜온 원주민들의 시체들도 많았다.
이토록 넓은 땅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
그런 쓸모없는 생각을 하던 녀석이 있었다.
누구의 것도 아니다. 아니다...
단지 생존에 관한 문제이며, 만약 더 큰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여전히 욕심에 관한 문제일 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더 많은 피를 흘려야 할까...
죠니는 오랜 고민 끝에 사과씨를 한아름 구했다.
그리고선 그가 다니는 서부의 땅 곳곳에다 사과씨를 심고 다녔다.
심지어 그는 만나는 이들마다 사과씨를 골고루 나누어주기까지 했다.
금광도 목장도, 심지어 농장도 아닌 고작 사과씨라니... 저런... 굶어죽기 딱 좋을 녀석이군.
사람들은 그 굶어죽기 딱 좋을 녀석을 죠니 애플시드 : 사과씨라 불렀다.
죠니는 오늘도 황량한 땅 위를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을 때, 그는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선 긴 한 숨을 내쉬며 드넓은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죠니는 상상했다. 그리고 미소지었다.
높게 솟아오른 언덕 위에서,
피로 물들어가는 붉은 땅을 바라보며,
언젠가 이곳에 빨간 과실들이 자라나 사람들에게 달콤한 생명을 나누어주는 모습을...
그리고선 죠니 애플시드는 또 하나의 작은 사과씨를 그의 발 아래 심었다.
그 순간, 그보다 더 풍요로운 이는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적어도 마음만큼은 꼭 그랬다.
- 이 시대 죠니 애플시드들에게 바침.
* 죠니 애플시드 [나무위키] 서부개척기의 전설적 인물. 본명은 존 채프먼(John Chapman). 개척 초기라서 길도 제대로 없던 미국 서부에서 사과씨를 가지고 서부 일대를 돌며 사과씨를 심었다고 한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사과씨와 묘목을 나누어 주었다고도 한다. 죽은 뒤에도 개척자 정신을 대표하는 한사람으로 전해지고 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