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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영곤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함께 영화를 준비중인 여자 동료 두 명과 함께 '파라다이스'라는 이름의 커다란 호텔에 방을 잡고 휴양중이었어요. 우린 낮에는 호텔 앞 수영장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고, 밤에는 호텔 지하의 나이트클럽에서 광란의 밤을 보냈죠....
2010년 6월 25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시외버스를 타고 목적지 없는 어디론가 떠나는 중이었어요. 전 맨 뒷자리에 앉아 창 너머의 시골 풍경에 도취되어있었죠. 한참 달리던 버스가 어느 정류장에 정차했을때, 주황색 승복을 입은 세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버스에 올라타 제 옆에...
2010년 3월 16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편한 차림으로 동네를 산책하고 있었어요. 제 옆엔 머리가 큰 친구도 함께 있었죠. 제가 기억하는 어릴 적 동네, 회색 콘크리트 벽돌로 만들어진 2,3층 정도의 높이가 고만고만한 건물들이 즐비해 있는 그런 동네였어요. 각각의...
2009년 11월 18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화가들이 많이 사는 시골 마을에 혼자 살고 있었어요. 마을 옆에는 크고 깊은 강이 흘렀고, 경사가 낮은 넓은 초원 위로 작은 집들이 촘촘히 들어선 평온한 마을이었죠. 어느날 강가 옆 작은 길 모퉁이를 지나는데 어느 할아버지가 제게...
2009년 11월 15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친구들과 함께 참나무 냄새가 물씬 풍기는 허름한 술집에 앉아있었어요. 즐거운 친구들과 달리 전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앉아서는 술만 축내고 있었는데 한 친구녀석이 동거중인 제 여자친구의 안부를 물어오자 전 그저 잘 있노라 얘기하고선...
2009년 7월 15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한 나라의 젊은 왕이었어요. 머리가 길었고 출중한 인물에 덩치도 꽤 좋았어요. 어느 날 큰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돌아와 왕실로 걸어가는 길이었어요. 제 뒤를 따르던 십여명의 높은 신하들은 그간의 정세 따위를 보고하느라 여념이...
2009년 2월 26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큰아버지로부터 중국여행 이야기를 전해듣고 있었어요. 무용담처럼 진행된 이야기를 다 전해들은 전 약간의 설렘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오는 길에 실제론 존재하지 않는, 곤색의 작업용 점퍼를 걸친 아주 절친한 아저씨를 만났는데, 전...
2009년 2월 7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술이나 약 따위에 취했거나 그게 아니면 아예 정신이 나가있는 상태였어요. 그곳은 얇은 투명막같은 기억 속에서 근근히 살아숨쉬던 외할아버지댁의 모습이었죠. 그곳에서의 사람들은 잔치라도 하듯 마당에 둘러앉아 웃고 떠들며 즐거워하고...
2008년 12월 18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황량한 사막에 홀로 서 있었어요. 모래 바람이 잔잔히 불어왔지만 호흡은 나름대로 편안했죠. 전 가만히 선 채로 지평선 끝을 바라보았습니다. 먼 곳에서 출발한 작은 점은, 터번을 두른 구릿빛 피부의 깡마른 소녀였어요. 소녀는...
2008년 4월 2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보라색의 하늘과 진회색의 먹구름이 가득한 곳에 서 있었어요. 사람들은 분주하게 신에게 바칠 산 짐승의 목을 칼로 베고 있었죠. 너무 끔찍해서 전 그곳을 피해 다른 곳을 찾아해맸지만 그럴수록 더 잔인한 풍경들이 눈 앞에...
2008년 1월 30일
그곳에서 전
그곳에서 전 시골 농가에 사는 아주 작은 소년이었는데 언제나 넝마처럼 다 헤진 옷을 입고 다녔으며 얼굴은 늘 흙투성이였죠. 그곳은 독특하게도 마을 사람들이 가진 경작지마다 그 땅 속에 한두평 정도의 작은 창고같은 방들이 있었는데 저는 매일...
2006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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