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그곳에서 전

  • 작성자 사진: YoungKon Joo
    YoungKon Joo
  • 2008년 4월 2일
  • 1분 분량

그곳에서 전 황량한 사막에 홀로 서 있었어요. 모래 바람이 잔잔히 불어왔지만 호흡은 나름대로 편안했죠. 전 가만히 선 채로 지평선 끝을 바라보았습니다. 먼 곳에서 출발한 작은 점은, 터번을 두른 구릿빛 피부의 깡마른 소녀였어요. 소녀는 놋쇠로 만들어진 허리가 가는 물동이를 머리에 인 채 제 앞으로 힘겹게 다가와 물을 나눠주었어요.

그리고는 마른 입술을 열며 제게 뭔가를 말했어요.

건조한 날씨임에도 소녀의 눈망울은 촉촉했죠. 애석하게도 소녀의 얘기는 제가 모르는 언어였기에 전 그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요. 그럼에도 왠지 알것 같은 어떤 이해의 느낌을 받았기에 저는 소녀의 눈을 바라보고서 고갤 끄덕이며 끝까지 귀 기울여보려 노력했어요. 이상하게도 이미 마음으로는 그녀의 메세지를 이해한 것 같았음에도 제 입으로 그것을 누군가에게 다시 전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들거란 생각이 불현듯 머리속을 스쳤어요.

그리고 전 꿈에서 깨어났어요.

Comments


677e7103-550582.png
  • Instagram
  • Youtube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