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 전
- YoungKon Joo
- 2018년 12월 24일
- 1분 분량
그곳에서 전
프랑스를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과거의 어느 시기였지만 자세히는 모르겠네요.
거리를 지나며 마주치는 이들이 줄곧
제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내곤 했습니다.
저는 의아했어요.
마치 납치를 하듯,
어느 청년이 나를 미행해 잡아가려고 했죠. 그를 달래며 유심히 살펴보니 낯익은 얼굴이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물었어요.
"그대 목사가 되려 여기에 왔던 친구가 아닌지요. 나를 모르겠나요?"
그러다 그와 함께 어느 거대한 교회를 방문했는데, 숨겨진 지하 밀실에 엄청난 수의 젊은이들이 손발이 묶인 채 갇혀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여행을 다니며 이런 저런 고통을 체험한 저는 어느 만찬장에 초대 받았습니다.
그곳에서 그간 삼킨 것들을 모두 다 토했습니다.
사람들이 놀라며 저를 부축해줬어요. 역겹고, 더러웠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보고 듣고 겪은 것들이 꼭 그랬죠.
저는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대들은 왜 여기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입니까?"
"결속이 너무 단단해 빠져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 결속이란 대체 무엇입니까?"
"형제애라 불려지고 있습니다."
그 결속에 대해 생각하자, 갑자기 어떤 형상이 그려졌습니다.
그건 마치
무수히 많은 ㄷ자 형태의 핀들이 서로 엉키고 엉켜 결코 빠질 수 없는, 일부러 그런 의도를 가지고 만든 어떤 알고리즘 같아 보였습니다..
더하면 더할수록 더욱 더 빠지기가 힘들어지는...
저는 생각했죠.
마지막 핀에서 하나씩 제거해나가야 할까? (아냐. 그건 너무 많아. 아니면 그들 스스로가 제거해나가도록 만들거나. 그럴려면 흥미를 잃게 만드거나, 그게 없으면 안된다고 일러주거나.)
아니면 최초의 핀을 찾아 제거해야 할까? (그것은 어떤 마음일지도. 그 마음을 뽑아야하나...)
그러다 어떤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저는 대답했죠.
"뿌리가 썩었다면 그 뿌리를 뽑겠습니다. 그것을 그 누구도 뽑기 어렵다 말한다면, 뿌리 내린 제가 직접 뽑겠습니다."
"할 수 있겠느냐?"
"능히 하겠습니다."
그 대화가 어느 책장에 새겨지는 걸 목격하고나서,
저는 꿈에서 깨어났어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