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늘어갈수록

나이가 늘어갈수록 기쁜 일은,

만나는 이들의 나이도 함께 늘어간다는 것.

시간이 바람에 실려, 흘러가네.

시대의 부당함을 말하던 우리들이

이제는 어떻게 세상을 지켜나갈 것인지에 대해 얘기나누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낭만적인 일이야.

낭만적이지. 정말로...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도 점점 늘어나네. 나이만큼이나...

어떤 후배는 내가 세상을 더 넓게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지.

또 어떤 선배는 내가 세상을 좀 더 높게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지.

다행스러운 일이야. 그런 것들이 내게는 점점 더 같은 것으로 느껴져서...

눈을 감는다.

시간을 느낀다.

그러다보면 세상은, 아니 만물은 더이상 내 감각에 종속된 것이 아니게 되지.

그렇게 하나의 덩어리 마음이 내게로 스며들었을 때, 난 그제야 눈을 떠.

이불을 털고. 음악을 틀어.

커피를 마시고, 새롭게 주어진 소박한 하루를 준비해.

나이가 늘어간다는 건, 기쁨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