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구체화되지 않은 우주와 삶에 관한 짧은 가설, 그리고 나의 꿈.
- YoungKon Joo
- 2017년 10월 23일
- 3분 분량
너도 알지? 뇌 속은 우주야.
우리의 뇌와 우주의 모습이 거의 똑같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잖아.
그 뇌라는 우주에 생각이 들어가면, 잘 알다시피 우리의 몸이 움직이기 시작해.
작은 행성들이 움직이면 은하계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것과 같은 원리지.
그리고 우리가 실제로 우주라고 말하는 훨씬 더 큰 우주가 있지. 우리는 결국 그 안에 살고 있을 뿐이야.
우주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어. 거대한 주기를 통해 반복적으로 움직이고 있지.
태양 역시 지구보다 좀 더 큰 또 하나의 우주의 부분일 뿐이고, 그 부분이 가진 중력에 의해 지구는 공전하는 중이잖아.
너도 잘 알다시피, 마찬가지로 달은 또 지구가 이끌어가는 거라고 나는 생각해.
크기를 떠나서, 서로가 서로를 위해 이끌어가는 거지.
그런 식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공간이란 곳은 어떤 이끌림들에 의해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어.
그리고 마치 세포가 복제될 수 있는 것처럼, 시공간 또한 계속 복제되고 또 사라지고 있어.
그러니까,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무한에 가까운 가능성들은 지금 이순간 또 다른 우주를 탄생시키고 있는 거야.
설령 내가 선택하지 않았다고 여겨지는 수많은 다른 가능성들조차도 말이지.
탄생.
우리에겐 단지 어떤 저장 개념의 하나인 영혼이란 게 있어서, 적어도 우리가 그걸 믿고 있어서,
그 영혼을 통해 우리는 단지 무한에 가까운 그 가능성들의 선택 속을 여행하고 있을 뿐인 거야.
음... 너무 복잡한가?
쉽게 설명하자면, 그건 우리가 종종 플레이하는 게임과도 같아.
우선 우리는 플레이어의 이름을 정하고, 그 이름의 데이터를 가진 저장소를 가지고선 플레이를 시작하잖아.
비슷한 개념이야.
그리고 게임 속 세계에서는 사실 이미 방향들이 결정되어 있잖아. 프로그래머들이 만들어놓은...
결국 우리는 단지 그 선택들을 좁혀가며 정해진 엔딩 중 한 방향으로 다가가며 즐거워하는 거잖아.
그럼에도, 우리들은 이미 정해진 것들 중 하나일 뿐인 그 결말을 보며,
마치 그것은 우리가 직접 이루어낸 결과라는 착각에 빠지곤 하지.
그건 사실 크리에이터들이 만들어낸 가능성의 일부일 뿐인데도 말이야...
삶이라는 시공간의 여행 역시 같은 원리야. 난 그렇게 생각해.
이미 정해진 무한의 시공간들 속을 여행하며 우리는 하나의 결말을 향해 다가가지.
나라고 불리는 영혼이란 데이터 저장소를 가지고선 말이야.
어쨌든, 시공간은 이미 결정되어있다는 거. 그건 변함없는 사실.
맞아. 이쯤 되면 갑자기 인생이 허무맹랑하게 여겨지거나 돌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할 거야.
그건 누구나 그럴 테지. 나도 자주 그랬으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무엇을 추구하면서?
같은... 이런 질문들.
지금까지의 내 생각은 이래.
우리가 영혼을 가진 이상, 그것을 믿고 있는 이상, 어떤 시공간으로 갈 것인지를 우리는 미리 추구해야만 한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우리는 언제나 행복하고 싶어하니까.
물론,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두는 것도 큰 상관은 없을 거야. 대부분 그렇게 살고 있고,
또 그렇게 살아온 것처럼.
게임을 할 때도 원하는 엔딩을 향해 갈 것인지, 당장 주어진 것들을 해결하며 자유롭게 플레이할 것인지 큰 상관이 없는 것처럼 말이야.
그건 크게 상관없는 일이야.
맞아. 별로 상관없어.
내 경우엔, 적어도 삶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가까운 지점은 정해놓고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편인 것 같아. 어쨌든 지금은.
가령, 마흔 살의 나는 Syk385013이라는 시공간 좌표에서 음악가로 살고 있어. 나는 그 지점을 향해가려 노력 중이야...
적어도 '이번 생'이라는 지금 플레이 안에서는 말이야.
그런 식의 구체화된 생각이 필요하고, 또 그런 생각을 통해 내가 원하는 바로 그 시공간 좌표로 나아갈 수 있는 행동을 해야만 한다고 나는 생각해.
생각해야 돼. 그리고 움직여야만 해.
나의 생각이라는 강력한 동기를 통해서 나의 몸이라는 거대한 우주를 움직여야만 해.
그래야 반드시 네가 원하는 그 좌표로 갈 수 있을 거야.
이쯤 되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이 하나 생기지.
우린 결코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
마치 밤하늘에 펼쳐진 저 광활한 우주처럼.
별은 결코 홀로 뜨지 않아.
점들은 그런 식으로 광활해져가.
그래서 네가 만나는 사람들, 그 우주들 역시, 네 스스로가 선택하고 교류하고 또 조율할 수 있어야만 해.
네가 결정했고 또 믿고 있는, 바로 그 시공간의 좌표를, 그들 역시 반드시 이해하고 또 받아들여야만 하고, 물론 너 역시도 반드시 그래야만 해.
서로가 원하는 지점을 향해가기 위해서는...
그래서 우리는 서로의 지향점이 맞는 사람들을 늘 가까이에 두도록 노력해야만 할 거야.
두 우주는 결국 서로 충돌하거나, 튕겨내거나, 이끌어갈 뿐인 거니까.
충돌은 다툼, 튕겨냄은 이별, 이끌어간다는 건 결국,
동행인 셈인 거지.
나는 동행할 거야.
나는 살고 싶어.
살아있고 싶고,
또 살아있다 느끼고 싶어.
반드시 너도 그러길 바래.
그래서,
그래서...
네가 가고자하는 미래의 좌표는 어디야?
그곳에서의 넌 어떤 모습이야?
거기서 넌 뭘 하고 있어?
난 그게 몹시 궁금해.
나? 나는... 음...
글쎄... 돈? 사랑?
난 돈에 관해서는 더이상 욕심은 내지 않으려고...
우선 가까운 미래에서의 나는 적당히 벌고 있을 거야. 적당히.
물론, 그 적.당.히.라는 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적을 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너무 실망하지는 마.
난 여전히 과학자들과는 반대로,
무한한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편이니까...
사랑...
사랑이라... 그건 언제나 주변에 넘쳐나는 거니까...
그보다도 난 내 시간을 충분히 살고 싶어. 그럴 거야.
내가 무언가를 원할 때, 최대한 그걸 누리려 노력할 거야.
요리를 하고 싶다거나, 여행을 가고 싶다거나, 문득 누군가가 그리울 때,
다른 조건들에 피해받지 않은 채 편하게 만날 수만 있다면,
그렇게 내가 원하는 그런 시간들을 온전히 누릴 수만 있다면, 나는 어떻게든 그 지점을 향해가려 노력할 거야. 맹세해.
그리고 내가 바라보는 세상, 또 안타까운 삶들, 그리고 또 축복해주고 싶은 그런 순간들을 내 영혼에 기록하며 그런 것들을 노래로 남기고 싶어.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어.
위로해주고 싶고,
축하해주고 싶어.
그러다 어떤 사람들이 나의 노래를 좋아해주고 또 흥얼거려만 준다면,
또 그래서 위로받고 또 울고 웃을 수만 있다면,
나는 더 없이 행복할 거야.
그래서 나 그 지점을 향해가는 중이야. 그래서,
넌 어때? 그리 멀지 않은, 가까운 너의 미래의 좌표. 거긴 어디야? 거기서 넌 뭘 해?
나는 그 좌표에 살고 있는, 좀 더 소박하고 좀 더 많이 솔직해진 너와 내가 함께 웃으며 공존하기를...
간절히 소망해.
그런 소망들이 맞닿는다면, 그래서 너와 내가 함께 움직일 수만 있다면,
우리는 그 좌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을 거야.
우리가 꿈이라고 말하는,
바로 그 미래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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