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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금

  • 작성자 사진: YoungKon Joo
    YoungKon Joo
  • 2017년 2월 9일
  • 1분 분량

"아! 돈도 없는데 보험회사에서 합의금이나 줬음 좋겠다!" 했더니 조금 있다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더라.

"지방도 자주 다니시는 것 같은데, 2주치 치료비해서 35만원 드릴게요."하길래 "네."라고 아쉬운 듯 무덤덤하게 대답했어. 속으론 '오예!'했으면서..

별로 아프지도 않은데, 사실은 전혀 안 아픈데, 병원에다 아픈 척 하는 것도 참 없어보이더라.

합의담담자님이 "날도 추운데 몸 관리 잘 하시고요."하길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했어.

음주운전했던 가해자 아저씨가 자꾸 오버랩되길래, 얼른 다른 생각을 했지.

다 찌그러져서 잘 열리지도 않던 아저씨의 차량 문을 기억해. 누구에게 주려고 했는지, 보조석에 고스란히 놓여있던 사과 상자도 뚜렷히 기억나.

그 와중에 아저씨가 "전화 좀 쓸게요."라고 쉰소리로 부탁하길래 내 핸드폰을 빌려주고선, 119 구조대가 와서 돌려받았을 때 화면에 떨어져있던 아저씨의 핏방울도 기억해.

오늘 눈뜨자마자 계좌확인해보니 잔고가 늘었더라고. 기분이 좋아져서, 김이나 작사가님이 쓴 You are a Miracle이란 노래를 듣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모처럼 Share the meal에다 만오천원을 썼지.

세상에, 거지를 꿈꿨던동안 내가 한 아이랑 1년치 밥을 나눠먹었더라.

그래. 더 벌면 더 많은 아이들과 밥을 나눠먹을 수 있어. 어서 어서 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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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척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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