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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두 손

  • 작성자 사진: YoungKon Joo
    YoungKon Joo
  • 2016년 12월 16일
  • 1분 분량

나는 아마도 사람들로부터 이상한 사람으로 비춰질 것 같아.

내 손톱만 봐도 그렇지. 한쪽 손톱은 말끔히 다듬어져있지만 다른 한쪽은 거칠고 더러워보이니까.

마치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는 것처럼..

단지 한 면만을 보는 이에게 있어 나는 아마도, 그저 더러운 사람이거나 그런 것 쯤엔 신경쓸 겨를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거나,

그게 아니면 지나치게 단정한 사람이거나 그런 것들에 집착하는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를 일이지.

그저 기타를 연주하기 위함인데도 말이야.

악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두 손은 대부분 이렇거든.

그럼에도, 그들 스스로는 그 사실을 잊어버리곤 하지.

누군가는 나를 보며 헷갈릴 것 같아.

내 대화 방식이 꼭 그렇잖아. 어떨 때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한없이 들어줄 것 같거나, 적어도 그런 척 하는 걸로 보이다가도,

또 다른 때의 나는 서슴없이 내 말만 지껄이거나 너의 고백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여지기도 할테니까.

혹시 나팔의 양쪽 끝면을 유심히 들여다본 적 있어?

꼭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그럼에도 나팔은 소리 그 자체인 것 같아.

그걸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이따금 이런 느낌들에 사로잡힐 때가 있어.

마치 내 두 손처럼 같은 이름으로 불려짐에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때.

지금 내 두 손의 한쪽은 손톱이 짧아 글쓰기에 너무 적막하고, 다른 쪽은 그러질 않아서 필요이상으로 시끄럽지.

내가 사는 이 세상이 꼭 그런 것 같아.

어느 쪽이 올바른걸까?

무엇이 맞는걸까?

.

.

'넌 뭐가 좋은데?'

.

.

.

.

.

.

.

글쎄..

.

.

.

.

.

.

그런거 없어, 난.

나의 두 손 모두를 사랑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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