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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전

  • 작성자 사진: YoungKon Joo
    YoungKon Joo
  • 2016년 11월 7일
  • 1분 분량

그곳에서 전

어느 여인로부터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습니다.

역시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여인이었죠.

반곱슬머리가 길게 내려온 그녀의 제법 넓은 주방에서는 다른 여인도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짧은 생머리를 뒤로 질끈 묶은 깡마른 체형의 키가 큰 여인이었습니다. 제게 시선 한 번 주지 않는 그녀에게 하마터면 저는 야릇한 연정을 품을 뻔 했습니다.

그녀들은 각자 맡은 일을 하며 접시를 소담하게 하나씩 채워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물었습니다. 당연히 친구나 자매 쯤으로 생각했던 저를 보며 반곱슬머리의 여인이 대답을 머뭇거렸습니다.

그 순간 그녀의 어떤 과거가 보였습니다.

그녀에겐 몹시 사랑했던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뜻하지않게 생을 마감하며 그녀의 곁을 일찍 떠나고야 말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어느날 그녀는 그의 집 주소로 편지 한통을 보냅니다.

"당신은 제게 선물같은 사람이었어요. 당신과 함께 한 시간들이 꼭 그랬거든요. 그 선물들은 여전히 제 마음 속에 고이 남아있어요. 지금까지도 사랑해요."

답장은 당연히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낯선 여인이 그녀의 집으로 찾아와서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그녀를 뜨겁게 껴안았습니다.

편지지에 적혀있던 그 남자의 여동생, 그러니까 그를 쏙 빼닮은 머리가 짧은 바로 그 여인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서로 사랑하는 관계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녀들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보였습니다.

저녁 식사는 그만큼이나 맛있었습니다.

그런 사랑도 있는게 아닐까...

그리고 전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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