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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전

  • 작성자 사진: YoungKon Joo
    YoungKon Joo
  • 2016년 8월 2일
  •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2년 11월 12일

그곳에서 전 어떤 거대하고 무거운 잔해 아래에 파묻힌 채 마지막 숨을 힘겹게 내쉬고 있었죠.

마치 어떤 강을 잇는 다리 따위의 철골 구조물 아래에 깔린 느낌이었고, 저는 마치 죽다만 좀비처럼 아랫턱과 갈비뼈가 흉측하게 다 으스러진채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었습니다.


멀리서 지나가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같은 희미한 불빛만이 간간히 제 주변을 비추는 검디 검은 어두운 밤이었죠. 예측하지못한 어떤 큰 사고를 당했던 모양이예요. 그렇게 저는 빠르게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저는 생각했죠. 생각이란 걸 할 수 있었던 걸 보면, 다행히 깨지지 않은 저의 두개골 안의 뇌만큼은 여전히 아드레날린을 뿌려대며 저를 어떻게든 살려보려 애썼던 모양입니다. 그럼에도 제 생각 안에서는 그 잔해 속에서 살아나갈 수 있을 어떤 방도도 떠오르지 않았죠. '결국 이렇게 허망하게 죽는것이다. 나의 잘못도, 또 나의 실수도 아닌데, 나는 결국 이렇게 죽는것이다.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내 인생은 어떠했나.. 난 무엇을 위해 살아왔나.. 결국 이렇게 죽을 거면서..'


그런 생각들이 이어지자 그동안 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후회와 허무함이 공허한 마음 안에 폭풍우처럼 거세게 밀려왔습니다. 그것은 제 가슴과 턱을 짓누르는 차갑고 비대한 쇳덩어리보다도 더욱 고통스러운 것이었어요. 정신과 육체, 그 모든 것들의 절망의 끝에서, 저는 어떤 야릇한 평온함을 느끼며 그렇게 마지막 한숨을 내뱉으며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전 꿈에서 깨어났죠.

자연스레 떠진 제 눈 앞에는 언제나 그랬듯 걱정들이 가득한 새로운 아침이 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현실이었죠.

그러고는 곧, 죽음을 경험시켰던 악몽이 가슴 속에서 제게 말했어요.

.

'이봐. 어차피 언젠가는 너도 이렇듯 허망하게 죽을거야. 그러니 그깟 걱정 따위일랑 다 잊어버리고, 지금 네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즐기고 사랑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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