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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숙제

  • 작성자 사진: YoungKon Joo
    YoungKon Joo
  • 2016년 4월 19일
  • 2분 분량

지금 내 머릿속은 온통

우리들의 기원에 관한 어떤 숙제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 조금이라도 사람들의 마음을 되돌려 세상을 좋게 바꾸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생각에 빠져있다보면

주변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내겐 때로 사소한 문제들로 여겨져서,

듣다보면 그게 미안해지다보니 그만큼 나는 초라해져서 또 달아나곤 한다.

이런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가 않다.

고백이라도 하면 대부분의 대답은 "너나 신경 써."이거나 "내 얘기나 좀 들어줘."였다.

나의 문제는 너무도 쉽다. 너의 문제도 사실은 너무나 쉽다.

나의 문제는 내가 가장 잘 알듯이, 너의 문제는 사실은 니가 제일 잘 알것이다.

언제나 문제 역시 나였기에, 해답 역시 나의 행동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너 역시 늘 마찬가지였다.

나는 언제나 이런 사람이었다.

그래서 내 주변 사람들의 대부분은 내게 쉽게 마음을 열어놓고선 다시 나로 하여금 외로워지곤 한다.

그렇게 내가 떠나거나, 아니면 니가 떠나고마는 것이다.

인생이란 것은 결국, 그런 만남와 헤어짐의 연속들이 아니었던가.

나는 단지 그 주기가 조금 짧은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주기가 길고 여유로운 사람들을 볼때면 언제나 부러워지곤 한다.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떠랴.

주기가 짧은 빛의 에너지는 더욱 강렬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나는 에너지가 강한 사람일수도 있는 것이다.

요컨대,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을 수 있다는 말이다.

나는 이렇게 너와 나의 사사로운 문제들은 이곳에다 털어버리고,

다시 인류의 기원에 관한 쏟아지는 생각들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거운 고통들에 마음을 자주 뺏겨버리는 이 고질적인 질병은,

시나브로 내 마음 속 깊이 뿌리를 내려 이제야 싹을 틔우려나보다.

싹이 자라기 시작한 화초는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상책이다.

욕망에서 비롯된 과한 관심이 결국엔 화초를 죽인다는 진리는 경험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 역시 이 사실을 모를 리는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다른 환경을 필요로 한다.

사물 역시 마찬가지다.

세상의 많은 작가들이 그토록 외로울 걸 알면서도 은둔생활로 되돌아가곤 한다.

외로움이 싫어 이제껏 그 선택들을 거부해왔기에, 오히려 요즘엔 그 마음들이 절절히 내 속으로 스며드는 것 같다.

외롭기도 하고 도망가고 싶기도 한 상태랄까.

나만 이런 줄 알았더니, 요즘엔 많은 이들이 그런 상태를 경험하고 있나보더라.

생각의 스위치만 반대로 돌려보면,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을 수 있을텐데,

우리는 이렇듯 이것도 좋지 않고 저것도 좋지 않은 불편한 상태를 경험하고 있나보다.

지금은 주변에서 우리의 마음을 묶어놓은 수많은 거미줄로부터 잠시간 달아나 있어야할 때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달아난다.

티비를 끄고 핸드폰을 끄고 얽히고 섥힌 주변으로부터 달아나 내 자신을 오롯이 내 마음 속에서 살게 하는 것이다.

가끔은 이런 짓도 해볼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을 해본다.

생떽쥐페리는 마지막에 사라진 비행기 안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무슨 생각을 그리도 했을까?

나는 이제야 그 마음을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어떡해야 세상이 조금이라도 좋아질 수 있을까?

나는 이 세상에 무엇을 남겨야하는 것일까?

그러고보니 이것 역시 모두 나의 문제인 것이므로,

당신에게는 하등 상관없는 문제일거라는 확신으로,

너는 너만의 문제에 몰두해 네 숙제를 풀어나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나는 다시 내 숙제나 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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